결혼 준비의 설렘을 안고 처음 방문한 웨딩홀. 화려한 조명과 꽃장식에 마음을 뺏기기 십상이죠. "여기서 하면 정말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덜컥 계약서에 서명하고 싶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잠깐만요! ✋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그 낭만은 곧바로 지켜야 할 '현실'이 됩니다. 웨딩홀 계약은 결혼식 전체의 분위기는 물론, 우리 부부의 소중한 예산까지 결정짓는 정말 중요한 단계거든요.
오늘은 감성에 휩쓸리지 않고, 제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정리한 똑소리 나게 웨딩홀을 고르고 계약하는 법을 하나하나 알려드릴게요.
1. 투어 전, 우리만의 '원픽' 기준 세우기
무작정 투어를 나가기 전에 두 분이 머리를 맞대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세요. 기준이 없으면 상담 실장님의 화려한 말솜씨에 휘둘리기 딱 좋거든요.
어떤 분위기를 원하세요? 웅장하고 어두운 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다면 '컨벤션', 밝고 화사한 파티 분위기를 원한다면 '하우스 웨딩'이 좋겠죠? (단, 하우스 웨딩은 꽃장식 추가금이 꽤 나올 수 있어요!)
밥이냐, 주차냐, 분위기냐! "하객들에게 맛있는 밥은 꼭 대접해야 해" vs "주차가 불편하면 욕먹어" 등 두 분만의 우선순위를 정해가면 결정하기 훨씬 수월해요.
웨딩홀 스타일별(컨벤션 vs 하우스 vs 채플) 장단점 비교표
💡 [필독] 예식 간격, '60분'과 '90분'의 엄청난 차이 "1시간이면 충분하지 않나?"라고 생각하셨나요? 천만의 말씀! 🙅♀️ 예식 간격은 결혼식 날 신부의 마음 평화를 좌우합니다.
쫓겨나는 신부 대기실: 앞 타임 예식과 간격이 좁으면, 내가 도착했을 때 앞 타임 신부님이 아직 대기실을 쓰고 있을 수도 있어요. 반대로 식이 끝나자마자 다음 신부를 위해 후다닥 짐을 빼줘야 하죠. 우아하게 하객을 맞이하려면 신부 대기실 사용 시간이 넉넉한지 꼭 체크하세요.
원판 사진 전쟁: 예식이 끝나고 친인척, 친구, 직장 동료들과 사진 찍는 시간,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 시간이 촉박하면 사진 작가님이 "빨리 나오세요!", "다음 분 서세요!" 소리치느라 시장통이 따로 없답니다. 여유롭게 웃으며 추억을 남기려면 앞뒤 예식 간격이 충분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 [중요] 보증인원, "서로 커버 되나요?" 최소 보증인원이 200명이라고 칩시다. 보통 신랑 100명, 신부 100명으로 예상하죠. 그런데 막상 당일에 신랑 측 하객이 50명만 오고, 신부 측 하객이 150명이 왔다면?
합산 정산(통합 정산) 가능 여부 확인: 융통성 있는 곳은 합쳐서 200명이 넘었으니 문제없다고 해줍니다. 이를 '보증인원 합산'이라고 해요.
각각 정산의 함정: 하지만 깐깐한 곳은 "신랑 측은 50명 왔어도 계약대로 100명분 돈 내세요"라고 할 수 있어요. (신부 측 150명은 별도로 다 내고요!) 억울하게 생돈 날리지 않으려면, "신랑, 신부 하객 수를 합산해서 보증인원을 채워도 되나요?" 라고 꼭 물어보세요.
2. 하객 빙의해서 걸어보기: 꼼꼼한 현장 답사
웨딩홀 투어 때는 신랑 신부가 아니라, '초대받은 하객'의 마음으로 걸어보세요. 예쁜 인테리어보다 더 중요한 게 보일 거예요.
동선 체크: 주차장에서 로비로, 홀에서 연회장으로 가는 길이 복잡하진 않나요? 어르신들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면 곤란하겠죠? 엘리베이터 대수도 체크 필수!
신부대기실 디테일: 신부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곳, 안에 전용 화장실이 있는지가 생각보다 정말 중요해요! (드레스 입고 로비 화장실 가는 건... 상상만 해도 힘들죠? 😅)
하객의 입장에서 바라본 웨딩홀의 이상적인 동선
3. 주차장, 숫자놀음에 속지 마세요 🚗
"주차 3,000대 가능!"이라는 홍보 문구, 정말 든든해 보이죠?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을 수 있어요.
우리만의 공간인가요? 쇼핑몰이나 오피스 건물이라면 주말 쇼핑객들과 주차장을 나눠 써야 해요. "실제 우리 하객이 쓸 자리는 넉넉한가요?"라고 물어보세요.
만차 시 대책은? 주차장이 꽉 찼을 때 "알아서 대고 오세요"라고 하면 대참사! 근처 외부 주차장을 섭외해 두었는지, 셔틀버스는 있는지 확인하는 센스!
만차 시 외부 주차장 안내 및 셔틀버스 운영
4. 견적서, 돋보기 들고 다시 봅시다 🔍
"식대 5만 원"이라는 말만 믿고 예산을 짰다가 나중에 큰코다칠 수 있어요.
부가세와 봉사료의 마법: 5만 원에 봉사료 5%, 부가세 10%가 붙으면 약 5만 8천 원이 돼요. 하객 300명이면 200만 원 넘게 차이가 나죠. 상담할 때는 항상 "세금, 봉사료 포함한 최종 가격이 얼마인가요?"라고 물어보세요.
숨은 비용 찾기: 식대 외에도 꽃장식 업그레이드, 폐백 수모비, 플라워 샤워, 음주류(병당 계산인지 확인!) 등 추가될 수 있는 비용들을 꼼꼼히 챙기세요.
5. "스냅 업체, 제가 고르면 안 되나요?"
웨딩홀에서 "본식 사진은 저희 필수 지정 업체를 쓰셔야 해요"라고 할 때가 있어요.
홀 조명을 잘 아는 작가님일 수도 있지만, 내 스타일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무조건 "네" 하지 마시고, "외부 업체를 부르면 위약금이 있나요?"라고 정중하게 물어보세요. 불공정한 끼워팔기는 거절할 권리가 있답니다.
6. 계약서의 깨알 같은 글씨가 나를 지킨다 🛡️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계약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대충 넘기면 안 돼요.
취소/환불 규정: 사람 일은 모르잖아요. 취소 시 위약금이 정부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너무 불리하진 않은지 확인하세요.
불가항력 조항: 감염병이나 천재지변으로 예식을 못 하게 될 때, 위약금 없이 날짜를 변경해 주는지 확인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웨딩홀 투어 체크리스트
📝 에디터의 마지막 당부
지금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네요!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기록되지 않은 약속은 약속이 아닙니다."
"서비스로 해드릴게요~", "나중에 챙겨드릴게요"라는 말은 계약서 특약 사항에 적지 않으면 나중에 딴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어요. 😅 구두로 약속한 모든 혜택은 꼼꼼히 적어서 서명을 받아두세요.
시간도 넉넉하게, 인원 체크도 꼼꼼하게! 현명하게 준비한 만큼 두 분의 결혼식은 더 완벽하고 아름다울 거예요. 기분 좋은 첫출발 하시길 응원할게요! 👏